"제국주의의 본질은 경제적 수탈에 있으며 반탁과 반공의 구호가 유착해 친일 군상이 난무하는 계기가 됐다." (조동걸 국민대 명예교수)

"통일지상주의는 이상론이며 이승만의 단독정부 수립은 불가피했다." (이완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약칭 재인식) 출간을 계기로 해방공간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해방전후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한 포럼이 2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대표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이 주최한 이날 포럼에는 '해방전후사의 인식'(약칭 해전사)에 필진으로 참여했던 조동걸 교수가 주제발표자로,'해전사'와 '재인식'에 모두 참여한 이완범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조 교수는 전통적인 '일제 수탈론'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구한말부터 일제말까지 독립운동의 특징을 살피고 "남한에서는 반탁과 반공의 구호가 유착해 미군정 아래 친일 군상이 난무하는 계기가 됐다"며 "해방 후 민족적 과제였던 친일 풍토의 불식,적산(敵産) 문제,농지개혁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논의하고 단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이 교수는 '남북협상을 보는 시각'이라는 논평을 통해 "남북협상론과 통일지상주의는 최선의 방책이기는 했지만,이미 전 세계적으로 냉전 체제가 구축된 상황에서 실현가능성이 떨어지는 이상론이었다"고 평가했다.

남북협상이란 미국과 유엔이 주도하는 5·10 단독선거에 대해 남북 지도자 간 협상을 추진하면서 단독선거를 반대했던 운동이다. 이 교수는 "이승만과 한민당의 '선(先) 정부수립·후(後) 통일론'은 국제정치적 현실을 고려한 차선책이었다"며 단독정부 수립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명화 독립기념관 책임연구원은 '민족'의 입장을 보다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민족의 대안으로 무엇을 제시할 것인가"라고 물은 뒤 "'재인식'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문명사관'은 한국의 과거 근대역사 전개에 비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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