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극장 상영작 가운데 돋보이는 영화가 '친절한 금자씨'다.

개봉 12일 만에 관객 300만명을 돌파한 뒤 현재 4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같은 흥행에 힘입어 수익률 100%를 가뿐히 넘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 영화를 만든 박찬욱 감독이나 주연 금자씨로 연기한 이영애씨는 대박을 안게 됐다.

법무법인 에버그린의 전상민 변호사(40·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도 이들과 기쁨을 함께 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전문변호사로 자리잡은 뒤 처음 투자한 영화 '친절한 금자씨'가 대히트를 쳤기 때문이다.

전 변호사는 박찬욱 감독이 만드는 영화에 마음대로 투자할 수 있다.

'공동경비구역 JSA','올드보이' 등을 만들어 흥행 제조기로 불리는 감독이 제작하는 영화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니,박 감독과 무슨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 일까.

더구나 박 감독 같은 거장이 만드는 영화는 투자에서 배급까지 거대 영화자본이 독식하는 구조여서 궁금증이 더하다.

실제 '친절한 금자씨'도 기관투자가 격인 'CJ 엔터테인먼트'가 제작비를 대고 있다.

하지만 예외 없는 법칙이 없는 법.

영화투자 쪽에서 블루오션 시장을 찾던 전 변호사에게 길이 열린 것은 지난해 7월.

박찬욱 봉준호 허진호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영화감독 9명과 영화제작사 모호필름 이태헌 대표가 '나인 디렉터스(Nine Directors)'라는 영화사를 만들었다.

이들은 거대 투자사가 아닌 곳에서 사전개발비를 안정적으로 조달받는 영화제작 시스템을 구상했다.

시나리오 단계까지는 투자사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작품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금융과 엔터테인멘트에 정통한 전 변호사에게 SOS를 요청했다.

이에 전 변호사는 TSJ엔터테인먼트코리아라는 투자사를 설립,감독 1명당 3억원을 조달해 주기로 결정했다.

1편의 시나리오가 완성되기까지 통상 1억5000만원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1명에게 2편의 사전제작비를 지급하는 셈이다.

흥행 보증수표나 다름 없는 9명의 감독에게 투자하려는 투자자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영화 투자는 리스크가 큰 사업입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위험은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 둬야 합니다."

전 변호사는 거대 투자사와 판권 계약을 할 때는 '친절한 금자씨'처럼 해당 영화에 정식으로 투자할 수 있는 조항을 넣어 나오는 수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장치를 마련했다.

물론 상품성이 없다고 여겨지면 정식투자는 하지 않고 사전개발비만 받는다.

또한 투자비율만 미리 정해놓고 실제 영화가 제작될 때 돈을 모으는 방식이어서 평소에 돈을 굴려야 하는 부담도 없다.

"국내 거장들이 만들 영화 6편에도 이미 투자했는데 '친절한 금자씨' 이상으로 대박날 조짐이 보입니다."

미국 UCLA 경제학과와 풀러 신학대학원을 나온 전 변호사는 지난 94년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난 95년 귀국한 그는 법무법인 KCL과 세종을 거쳐 지난 2003년 법무법인 에버그린으로 옮겼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온 그는 최근 영화배우 장동건과 원빈의 화보집 일본 수출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영화 시나리오 저작권 이전 계약도 자문했다.

전 변호사는 "세계 시장에서 뛸 한국 영화를 찾는 일이 작은 바람이자 나만의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했다.

글=정인설·사진=허문찬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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