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공사의 "96 올해의 좋은 영화" 선정을 둘러싸고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홍상수 감독)의 제작사인 동아수출공사는
6일 국내외에서 호평받은 이 작품이 영진공 선정 "96년 좋은 영화" 6편에
포함되지 않은 것과 관련, 영진공에 선정기준과 심사경위 및 탈락이유를
밝히라고 요구한 한편 2월 베를린영화제 등 올해 초청받은 8개
국제영화제에 불참키로 했다고 밝혔다.

동아측은 이날 국제영화제 출품철회요청서를 영진공에 전달했다.

이우석 동아수출공사회장은 "우리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초청해준
국제영화제측에는 더없이 죄송하고 회사의 공신력도 훼손될 게 뻔하지만,
6편이나 뽑는 국내의 "좋은 영화"에도 들지 못할 수준이라면 참가를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느냐"며 강력한 불만을 나타냈다.

소외된 현대인의 일상을 독창적인 영상에 담아낸 이 작품은 지난해
"한국경제신문이 뽑은 올해의 영화" 최우수작품에 선정되는 등 영화계와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작년 한해동안 세계 13개 국제영화제에 출품돼 캐나다
밴쿠버영화제 신인감독부문 최우수상인 용호상을 차지하는 개가를 올렸다.

영진공이 86년부터 실시해온 "좋은 영화" 선정은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과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제도로 편당 보상금이 5천만원이나 된다.

따라서 선정과정을 놓고 그동안에도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꽃잎" (장선우 감독), "투캅스2" (강우석), "학생부군신위"
(박철수), "축제" (임권택), "고스트맘마" (한지승), "은행나무침대"
(강제규) 등 6편이 선정됐다.

심사는 김기덕 감독 (서울예전교수)과 영화기획자 김갑의씨, 이두용
감독, 이형표 감독, 영화평론가 허창 이봉운씨, 촬영감독 이성춘씨 등 7명.

이에대해 영진공측은 "심사위원 선정과 심사과정 모두 자율적이고도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영화계에서는 지난해 대종상 비리에 이어 새해 벽두부터 터져나온 이번
파문으로 또 한차례의 홍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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