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나 영화 연극 혹은 TV드라마를 읽거나 볼 때 제목의 의미를
알고나면 그 내용과 주제를 파악하기가 훨씬 편해진다.

KBS1TV 아침 일일드라마 "TV소설-하얀 민들레"(극본 박희숙, 연출
한정희)는 다소 막연한 제목이지만 한번 보고 나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다.

드라마의 주인공 이하영(박선영분)은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데도 꿋꿋하게
자라 화려하진 않지만 순수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하얀 민들레를
연상시킨다.

아버지 이인학(임동진분)의 젊은 시절 외도로 태어나 가족들로부터
미움과 홀대를 받고 자라나지만 미소와 희망을 잃지 않고 세상과 부딪쳐
나간다.

온화한 마음과 몸에 밴 겸손으로 남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캐릭터.

극은 하영 가족의 이야기를 담는다.

정년퇴직하고 쓸쓸한 삶을 살아가는 홀로된 아버지, 신혼초부터 시작된
시댁의 혼수시비로 친정에 돌아온 큰딸 재영(박현숙분), 잇단 사업실패로
열등감이 많고 소심해진 아들 수만(명로진분), 타고난 미모와 재능으로
당차고 자신만만하게 살아가는 둘째딸 서영(이아현분), 단순하고 푼수같은
성격의 이모(하미혜분).

이들이 빚어내는 사랑과 갈등을 카메라는 잔잔하고 섬세한 톤으로
잡아낸다.

현재는 하영이 청각장애를 갖고 있지만 더없이 순수한 마음을 지닌 직장
동료 진우(김광필분)와 가까워지면서 가족과 벌이는 갈등이 극의 중심축.

하영과 진우가 서로 바라보는 눈빛은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깨끗하고
흔들림없는 순수한 사랑이 펼쳐질 것을 예고한다.

연인역을 맡은 신인탤런트 박선영과 김광필의 풋풋한 연기가 신선하다.

전체적인 형식과 내용은 단조롭고 밋밋하지만 인물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잡아내는 화면, 대사중심의 구성, 매회 끝부분 주인공 심리를
직접화법으로 들려주는 내레이션 등은 한편의 그림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 송태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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